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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의식불명

(위 제목은 명백한 낚시용임을 밝힌다)

사건 당일.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집을 다녀온 현수씨
몹시 피곤하신지 잘 놀지도 않고 누워만 있다 이내 잠들어주신다.
요즘들어 초저녁잠을 자기도 하고 그게 아침까지 이어진 적도 적잖이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안방 침대에 얌전히 눕혔다.
열시쯤인가 약속이 있다던 남편씨가 귀가를 하고,
그 문소리에 문득 일어난 현수가 작은방으로 총총히 들어온다.
들어오면서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내리는 것이 수상해 쉬마려?쉬마려우면 화장실가야지 어서가
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눈은 여전히 자고 있는 듯하고
아토피로 얼룩진 허벅지를 박박 긁어대길래 가려워서 그러나 싶어 자세히 보려고 앉혀놨드니
그 자세로 쉬이~~~~~ 길게도 싼다 T-T
역시 자다가 오줌이 마려웠던 것. 
근데 왜 화장실로 안가고 작은방으로 와서 싸냐구!!
술은 아빠가 마시고 현수가 취하셨쎄요??

하지만 본격적인 사건은 이제부터다.
불행히도 현수가 방뇨한 곳은 이불이 몇겹 깔려있던 자리라
난 부랴부랴 맨 아래 이불이라도 건져보려고 위에 이불 두개를 둘둘말아 걷어놓았는데 나의 핸드폰이 그곳에 갇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불행의 시작!! 
이와중에 모처럼 만에 곤히 자고 있던 현서씨까지 깨어 울어주시니
난 이불만 대충 말아놓고 현서씨를 안아주러 안방으로 갔고
현수아빠씨는 현수를 대충 씻긴 뒤 육백만불사나이도 울고갈 빠른 상황정리능력을 발휘하야
둘둘 말린 이불을 재빨리 세탁기에 넣고 돌려주신게지.
(남편씨는 평소 9시만 넘어도 이웃주민들 자는데 방해된다고 세탁기는 물론 청소기도 못돌리게 하는 남자다.)

치매증후군1기 환자인 나는 십분여쯤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를 듣고도
나의 핸드폰과의 상관관계를 연결짓지 못했고 
그 후 오분쯤후에 비로소 핸드폰이 찬물목욕을 하고 있다는걸 직감하고
무작장 세탁기 속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밧데리와 usim침을 분리시켜
냅따 드라이로 말려주길 한시간....
그리고 밤새 자연건조.
아직까지 액정에 물이 출렁출렁하고 있다.
이따 서비스센터에 갖고 가보려고 하는데 이거. 살. 릴. 수. 있. 을. 까?
(근데 엘지전자서비스센터는 전주시에 2군데밖에 없단다 한군데는 다행이 근처지만 너무 없네;;)



보이나요
제 안에 가득찬 눈물이 ㅠ_ㅠ


살아야해! 살아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