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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밤중 두유떼기 1일째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말 뱉은 김에 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

먼저, 평소 두유가 있는 곳에서 두유를 말끔히 치워놓은 후
그곳엔 더이상 두유가 없음을 인지시켰다.
현서와 같이 문을 열고 두유 없네? 두유 없다~를 열댓번 말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동안 현서는 짐짓 침통해 했지만 그 때까진 앞으로 닥칠 시련을 짐작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리고 드디어 D-time
일찍 잠이 드는 날은 12시쯤 일어나 두유를 찾는데
어젠 10시쯤에 잠이 들었기에 2시40분쯤 일어나 두유를 찾는다.
또 다시 두유 없다~라고 말한 순간 터진 울음이 뒤로 한시간쯤 쭈욱 이어지는데
계속 안고 달래고 다시 두유 있던 장소로 가서 두유없네 없다하며 각인시키고
끈질기게 물컵을 들이민 결과
결국 두유를 포기하고 물을 조금 빤 뒤 울먹이며 잠이 들었다.
아침이 올 때까지 중간중간 깨어 흐느꼈지만 처음처럼 대성통곡 수준은 아니라 물도 주고 가슴팍을 토닥이며 다시 재울 수 있었다

중간에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게 중요한지 두유를 빨며 갖는 포만감과 안정감이 중요한지
아이가 갖게 될 상실감과 불안감 욕구불만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지만
울다 목이 터질 것 같은 아이에게 이 시점에서 두유를 다시 내미는건 엄마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것이 염려되었고
무슨 일이든 울면 다 통할 것이라는 잠재의식의 싹을 키울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이 일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첫 하루는 어찌어찌 통했지만 오늘은 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밤이 무섭기만 하구나
아침에 일어나니 아이 몸에 미열이 있던데
너무 울어 목이 헐은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