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남편씨의 비난과 독설을 꾸역꾸역 집어 삼키며
생각 했다.
맞받아쳐서 상황을 키울까
불이 꺼지길 묵묵히 기다릴까
침대에 누우니 목구녕에서 설움이 올라왔다.
내가게으르고청소도안하고집에오면누울라고만하고아침엔늦게일어나고만날피곤해한다고힘내라고보약한재지어줘본적있냐집에오면생기가없는건난정말사는게재미가없다집구석은구질구질하고할일은많고애들은맨날우는소리해싸코일년열두달삼백육십오일이맨날똑같고사는낙이없으니활기가생기겠냐나도이렇게살기싫다봄이오면꽃구경가고싶고여름엔계곡물에발담그고싶고가을엔단풍구경가고싶고겨울엔눈꽃보러다니고싶고좋다는산들강바다다보러다니고싶다누구네들처럼해외여행은꿈도안꾸고가까운전라북도안에서라도애들손잡고좀다니면없던생기도생기지않겠냐이건원우물안개구리도아니고전주완주군내를벗어나지못하니사람이쪼잔해지고우울증은깊어만간다주말축구는한번을빠지지않고일요일엔교회간다고꼼짝않고올해는왠축구시합이다공휴일에잡혀있다고가족들하고의시간은눈꼽만큼도안내주고생일이라고6번보내는동안미역국한번끓여준적없고작은선물은커녕생일전날부터욕만냅다얻어먹고홀로보낸생일날은몇번이며결혼기념일은어떻고애들생일핑계로얼찌미외식이라도한번하려고하면부자흉내낸다느니하는소리로억장을무너뜨리고그래놓고뭐잘했다고큰소리냐!
이런 내 할말 따위 그의 귀에 들릴리 만무하잖아